서민의 일상을 담은 민화.. 일상의 관조..
2010년 1월29일부터 광양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민화전시회의 주제입니다.
전시 서문의 일상의 관조라는 부분의 설명이 나와 있어 이렇게 써 봅니다.
조선 후기 청나라 북경을 다녀온 사람들이 제일의 볼거리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두가지의 상반된 답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큰 볼거리라며 내세우는 것들이 각각이라서 헤아릴수가 없고,
지식 높은 선비 중에서는 머리 깍은 되놈들이 짐승과 같은데 무슨 볼거리가 있겠냐며 전면 부정하는 경향이었지요,
그러나 실학자 박지원은 "기왓조각과 조약돌과 똥무더기가 볼거리다." 라고 했습니다.
기왓조각은 버리는 물건이지만, 담을 쌓을떄 온갖 무늬를 만드는데 쓰고,
조약돌은 주어다가 땅에 깔면서 여러 모양을 내면 비올때 진수렁을 막으면서 멋진 그림이되고,
똥은 지극히 더러운 물건이지만 이를 밭에 내기위해 버리지 않으며
오히려 말똥을 삼태기에 주워 모아 누각처럼 쌓으니 이러한 거름흙이 천하의 기틀을 이룬다는 까닭입니다.
실학자 박지원은 북경의 볼거리를 명품이나 결과물에 얽매이지 않고 소재와 과정을 봤습니다.
일상의 생활 속에서 큰 볼거리를 찾아보는 실학자의 눈매가 참으로 신선하지요?
이러한 참신성은 일상생활속에서 새롭게 생각하고 관조하는 사람들의 몫일 겁니다.
조선시대 후기에는 이렇게 평민들의 생활을 반영하는 생각과 시각의 변화가 여러 면에서 드러났습니다.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미의식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전통회화와 더불어 독특한 형식의 그림이 서민 대중들 사이에서 유행했는데 이것을 민화라고 합니다.
이름 모를 사람들에 의해서 그려지고 민중들에게 사랑을 받은 그림.
민화가 주목받게 된것은 형식에 얽메이지 않는 솔직함과 어린아이와 같은 순진 무구함,
파격적인 조형미와 해학성, 폭넓게 활용된 대중성 때문입니다.
민화의 주제는 당시 유행했던 진경산수와 관념산수뿐만이 아니라,
십장생도, 화조도,책가도, 호피도, 호랑이와 까치 등 민간생활과 이어진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보는 그림이 아니라 실 생활에서 민중의 소박한 꿈과 소망을 담는 그릇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실제로 민화는 민중들에 의해 다양한 양식과 형식, 내용으로 그려지고 소박한 염을 담아 집집마다 걸어놓았으며
생활속의 대소사에서도 빈부 차이를 떠나 누구나 활용했습니다.
이 전시회의 주제.. 일상의 관조.... 조금은 이해가 되었습니다.